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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서비스 기획 4년차...

아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저는 문돌이 출신으로 현재는 서비스 기획 일을 4년째 하고 있습니다. 
비개발자 출신이지만 입사 전에 이런저런 공모전도 많이 해봤고 학교의 개발자 친구들과 함께 앱 기획같은 일도 많이 참여를 해봤기 때문에 나름 자신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일을 배우면서 '기획'이라는 것이 제가 처음 생각했던 상상을 화면을 그리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최근에 서비스 기획자를 준비하는 한 후배가 조언을 요청하길레.. 이런 이야기를 해줬는데, 이 친구이게 해줄 말을 정리하던 길에 혹시 저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지망생', '준비생' 분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생각에 블로그에 글을 끄적끄적 합니다.. 


물론 기획이라는 것도 여러 종류가 있으므로 제 경험이 전부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래부터는 편하게 글을 씁니다.)


간단하게 비교를 하면.. 

몇년전에 내가 그린 '기획'과 최근에 올린 '기획'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2010년? 쯤에 만들었던 기획서를 다시보니 시나리오가 저렇게 그려져 있다. 

그렇다.. 나는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는 기능을 넣고자 기획서를 만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 기획서를 읽었을 개발자 친구들은 얼마나 황당했을지;;; 상상이 간다. 뒷페이지에는 간단하게 화면 설계나 동작 모습.. 이른바 MMI가 있기는 있지만...사이즈, 레이아웃 모양, 절대 위치 등등 어떠한 상세 내용도 없다.. 뭐랄까 그냥 아이디어 수준이다;; 문제는 난 실제로 이걸 만들자고 했었던 적이 있다... ㅠ 



반면에 2015년 현재 내가 쓰는 기획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아직 외부에 공개할 규격에 아니라 부랴부랴 마스킹을 했다.)


대충 알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기능 기획하고 그 상세 스펙을 json 규격으로 추가해달라고 요건을 전달하는 이슈트래커 메일의 일부이다. 아마 화면을 그리는 것은 이 기능에 대해서 협의가 끝나는 시점에 간단한 wireframe 정도 수준으로 그릴 것이다. (내가 안 그릴지도 모른다)


이런 기획서를 쓰는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내가 앞서 쓴 기획서에는 혹시 모를 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같은 것을 보여주기 좋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제품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디자이너', '운영자' 모두의 '커뮤니케이션' 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기획자인 내가 해야하는 가장 첫번째 일은 모든 구성원이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요건명세서'를  만드는 것이고 그 결과가 저런 모습이 됐다. 

(아마 내가 발전을 한다면 더 짧고 명확하게 요건명세서를 쓰겠지...)


준비된 기획자로서 '기똥찬 창의력'을 강조한다? 내 생각에 좋은 전략은 아닌 것 같다 (심지어 입사를 해도 실망할 지도..) 오히려 강조해야할 점은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실제로 부딪혀본 경험이 아닐까 싶다. 화려한 슬라이드와 포트폴리오는 개인의 만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 곳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