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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축덕축덕

차범근 감독(차붐)에게 없는 4가지..

 

차붐의 퇴임 가능성 시사 기자회견

http://www.kwnews.co.kr/kwnews/ign/ignview.asp?filename=2201004240006

 

차붐이 결국은 퇴진의사를 말했습니다. 구단 측에서 책임을 묻는 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결과적으로 구단 측에서 책임 여부를 따지지 않았으므로 재신임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퇴진이 가정 사실이 된 것 입니다. 시기의 문제가 남았지만 차붐이 계약기간인 2011년 지휘봉을 놓는 다는 점은 확실해 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감독이 의지를 잃었다고 보입니다.  현재 수원 팬들 사이에서는 과연 약간의 동정론도 보이고는 있지만 퇴진을 거의 사실에 두고 있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저 본인만 해도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을지언정 차붐의 연임에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차붐은 가장 불안정 했던 우승팀 감독

 

차붐의 퇴진론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무려 5년이 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어지간히도 오래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5년 10월의 기사 (http://goo.gl/VWCJ) 를 읽어보면 지난 상암과의 경기로 인해서 발생한 일연의 사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수원팬들의 호들갑이 줄어들고 나름 인내심이 생겼는지 반응이 다음 몇 경기를 더 지켜봐 줬다는 것이겠죠^^
거의 무적이었던 08년 초 중반을 제외한다면 감독 재임기간 동안 퇴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어쩌면…가장 불 안정한 감독 역할을 했던 차범근 감독입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인해서 매년마다 나오는 퇴진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인터넷 게시판 상에서는 차빠/차까 라는 말까지 써가면서 무기력한 토론을 거듭하곤 했습니다만 결국 상호간의 분열만 일으킬 뿐이었습니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4가지로 나눠서 결론 지어봤습니다.

 

차붐에게 없는 것 (1) 운영

 

수원은 K리그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감독 중심형 팀입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EPL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같이 자기가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고 방출도 할 수 있는 거의 절대적인 총책을 감독 본인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다른 팀도 다 그런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가깝게는 K리그의 인천, 세계적으로는 레얄마드리드의 경우 감독 만큼이나 구단주 또는 기술위원들의 힘이 막강합니다. 즉, 수원은 구단주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감독이 자기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팀입니다. (굳이 그 차이가 중심 형이 뭔지 감이 안 오신다면 FM 게임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

그런 팀에서 관리의 문제로 인해서 관리 문제의 책임이 감독에게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심한 것은 ? 바로 ‘부상’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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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 상암전 수비 경합중인 수원의 수비 모습>

 

수원은 냉정하게 말해서 수비축구를 합니다.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비가 강하면 승리를 가져오고, 우승을 가져오기 때문에 진리는 이기는 축구가 재미있는 축구 입니다. 하지만 이런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 몇 가지 조건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부상관리입니다. 부상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수원의 축구는 지나치게 보디차징에 의한 수비를 중시 하고 있으며, 수비수에 피지컬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축구 입니다.  전술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수비수의 부상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4백과 3백을 혼용하는 수원의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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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의 축구에서 운영이 없다고 지적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수원의 수비전술이 굳어진 것은 07년 이임생 수석 코치가 부임한 이후 4백과 3백의 유기적인 연결이 이뤄진 다음부터 입니다.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 로 구성된 수원의 4백은 모두 피지컬이 탁월한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들입니다.(제 1백업이었던 양상민, 최성환 선수도 모두 피지컬과 경험이 좋은 선수들입니다.)  수비라인을 하프라인까지 최대한 전진시키면서 미들에서  숫적 우위를 점하는 전술이었습니다.  물론 뒷 공간의 약점이 존재합니다만 그것을 홀딩맨과 수비수들이 백코트를 하면서 공격수들과 피지컬로 경합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해결을 해줬습니다. 

 

<허난전 수원의 수비전술의 약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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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전술적인 패턴이 부상을 불러옵니다.

상대방의 공격전재나 역습 시, 수원은 압박 혹은 파울로 인해서 경기를 지연합니다.  즉, 경기의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것이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발이 느리다는 약점이 있던 수원의 수비는 몸싸움을 감행을 하곤 하는데 그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수원 수비의 줄부상을 선수 개인의 관리 부족으로 말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수원의 수비는 피지컬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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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감독이 늘 말하는 수비수의 줄 부상 문제 역시 그의 수비라인 운용의 문제를 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각주:1]

 

비단 수비수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공격수의 경우에도 꾸준히 부상으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태균 선수는 07년 이후에는 매년 줄 부상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김두현, 이상호, 하태균, 이관우 등 공격자원들이 계속 부상 중입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이 유리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각주:2]

 

 

 

차붐에게 없는 것 (2)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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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말하면 희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못하는 수원의 축구입니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내년에 더 나아질 것인지를 생각하기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불씨가 남아있으면 결국 다음 경기를 기대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하지만 최근의 무기력한 경기, 매번 같은 패턴의 반복 마지막으로는 육성보다는 영입에 의존하는 선수 자원 구성 방식은 분명 문제입니다.

 

 

<김호의 아이들 출신 남궁웅 : 출처 오마이뉴스(링크)>

 

물론 육성이 굳이 답은 아닙니다. 김호 감독 시절의 선수 자원 중에서 주전 급으로 경기를 뛰는 선수는 고창현 선수와 조병국 선수 정도에 한정됩니다. 하지만 선수를 길러내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는 희망을 농사짓는 것입니다. 매 시즌 중간 혹은 종료 후에 영입을 통해서만 희망을 이야기하는 현재의 수원의 현실을 생각하면 딱 그 답이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경남의 경우 수원에 비해서 영입 예산이 결코 많을 수 없는 팀이지만 용병 영입의 성공과 그 동안 드래프트 등을 통해서 영입한 선수들의 짜임새 있는 운영으로 작년 막판 유치원의 희망을 보여줬고…이제는 리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물론 경남의 경우도 작년 강원과 마찬가지로 선수 층이 얇은 문제를 놓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희망을 불태우는 것 만큼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조광래 유치원 : 사진출처 Xports>

 

 

차붐에게 없는 것 (3) 유연성

 

20060518095511.946.0 차붐축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 유연성일 것입니다. 차붐은 선수시절이나 감독시절이나 아주 우직한 사람입니다. 본인의 스타일이 굉장히 확실한 것인데…이점은 선수로서는 우직하고 믿음직한 것이지만 감독으로서는 지략의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수원의 전술은 이미 파악이 된지 오래이며 수원의 스타일은 04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전략과 전술의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원의 큰 그림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이랄까요?  결국 수원이 경기를 이기는 것은

 

승부수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직함으로 알고도 못 막으면 이기는 것

 

흔히 말하는 선수빨 이라는 것이 여기서 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수원을 상대하는 팀의 경우 수원이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할 것인지를 모르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알고도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해서 막지 못하면 골을 먹히는 꼴이 됩니다.

 

<퍼거슨과 호날두: 출처 스포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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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유럽축구의 이야기를 해본다면 올시즌의 퍼거슨 경의 경우를 예로 들면.. 호날두의 공백이루 퍼기경의 경우에도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어떨 수 없는 선택이다라는 말이 많았지만 점점 밀고 올라가는 식의 축구로의 변화를 꾀했고 물론 절반의 성공에 그치기는 했지만 또 다른 선수들의 각성을 일궈내면서 올시즌에도 힘겹지만 우승레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상황이 변해도 그것을 극복하고 이끌어 낼 수 있는 뭔가의 변화를 줄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은 어쩌면 차범근이라는 감독의 가장 큰 패널티 입니다. 슬픈 이야기 입니다만… 작년 수원에는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원정에서 선제골 먹히면 필패(必敗) 한다.”

 

 

 

차붐에게 없는 것 (4) 팬의 신뢰

 

<상암전 패배이후 끝까지 응원하는 하이랜드의 모습>

 

가장 슬픈 이야기 입니다만.. 이미 지난 수년간의 롤러코스터 성적과 경기력 그리고 그 동안의 수많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실망이 많이 누적되었습니다. 이제는 돌이키기에는 너무 큰 화약을 떠안은 차범근 감독입니다.  성적이 좋으면 가라앉기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해결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덮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불신의 씨앗을 생각하면 이제는 다짜고짜 덮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수원구단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차범근 감독의 퇴임에 대한 의사 표명이 그 시작이었다면 결과적으로 구단에서 칼자루를 행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조금 실망했습니다. 감독에게 불명예스러운 중도 해임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할 수 있지만 팀의 성적과 현 상태에 대해서 문책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듀어든 씨의 칼럼(http://goo.gl/zG7E) 에서도 나온 부분이지만 그저 외국인 선수의 퇴장 등 안 좋은 분위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고… 더 나아가서 차붐의 마지막 인터뷰를 잘 들어보면 성적 부진이 아닌 본인이 선택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을 퇴임의사 표명의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변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수원구단이 너무 손쉽게 수용을 했고 결국은 재신임이 되는 꼴이 됐습니다. 어떠한 문책성의 발언도 없었고 쥐었던 칼자루를 손쉽게 털어버렸습니다. 이러니깐 단장과 차범근 감독의 경신고 컨넥션에 대해서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험담이지만 그것을 당하게 한 현재의 일 처리는 문제가 됩니다.

이제는 총체적인 각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원하게 밑으로 떨어져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됩니다. 밀란의 경우도 2부까지 강등당하는 과거를 딛고 무패우승을 일궈낸 적이 있으며, 바르셀로나의 경우도 반할 감독 퇴진 이후의 03-04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레이카르트 감독 부임 이후 우승으로 화답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붙이고 싶습니다.

 

지금은 위기입니다. 하지만 기회로 만들고 싶으면, 정신을 차리십시오.

 

 

 

 

 

 

  • 글이 올라가는 타이밍에 수원 6 – 2 싱가폴 암드포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비가 슝슝 뚫리는 등…제가 보이는군요... 그래도 승리는 축하합니다.
  • 아직 아챔의 행보는 끝는 것이 아닙니다만…다음 상대가 만약 성남이라면;;
  • 다음에 글로서 수원팬에게 부족한 4가지를 써볼까 합니다…아마 욕을 바가지로 먹지 않을까 합니다만;;; (키워질 이므로..) 그래도 한번 써볼 만 하다 싶네요…말하고 싶은게 좀 있거든요..
  1. 수원이 우승을 차지한 04년에 김진우. 08년에 조원희가 그런 역할을 굉장히 잘해줬다고 생각됩니다만 09년에 경우 차붐이 문제로 파악한 것이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없다고 했습니다. (직설적으로는 조원희의 공백을 언급한 것입니다.) [본문으로]
  2. 저 개인적으로는 결국 이 점 역시 수원 롱볼에 의지하는 수원의 단조로운 공격 전술이 공격자원의 몸싸움에 의한 공간을 지나치게 요구한다고 생각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