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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축덕축덕

써포터즈가 대체 뭐하고 생각하세요?

서론: 그랑블루...나름의 내부 문제들...


그랑블루의 내부 문제가 자못 진지합니다.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상태지만...암튼간에...하이랜드 그룹들이 대거 이탈이 확정되면서 하이/로우 구분도 무의미. 그랑블루 입장에서는 일대의 위기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현재 그랑은 김일두 전 운영국장이 임시회장으로 역할을 대행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선거방식과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한 이견을 확정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2차회의에 참석을 했었는데.. (관련 내용은 저의 트위캠[각주:1]에도 있지만....그랑 공홈에 보면 이미 공지로 올려놨으니깐....패스) 확실히 그랑블루 내부의 자못 심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 그룹들 마다도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각각의 회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희 소모임도 예외없이 관련 회의를 갖었습니다. 소모임의 의견이나 입장도 저에게는 그랑만큼이나 중요했는데..[각주:2] 경남전이 끝나고 뒤풀이 장소에서 몇시간을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고 좋은 결론을 맺은 것 같습니다. (저는 버스 시간 때문에 한참 일찍 나왔지만...)

이런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면 바로..썹터라는 것이 무엇이길레 이 난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지지자], [응원단]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 이 썹터라는 그룹이 대체 어떤 존재일지..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본론 우리는 그저 지지자인데...너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단은 우리는 그저 응원을 낙으로 삼는 사람들의 연대 입니다.

근원적으로 돌아가면 썹터라는 것은 결국은 경기의 응원을 낙으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더 정확하게 들어간다면 지지하는 팀를 응원하면서 스포츠적 만족감을 향유하는 정서적인 공동체 입니다. 그런 공동체는 그랑블루와 같이 그룹을 결성을 하는데...이 그룹핑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응원을 더 재밌고 즐겁게 하기위한 노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10명의 개인 지지자가 따로 하는 것보다 1개의 그룹이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깃발이라도 하나 흔들면 더 멋진 퍼포먼스가 나오고...이런 써포팅이 힘이 된다면 결과적으로 지지팀의 승리시 그 기쁨을 배가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K리그에서 썹터들은 뭔가 조금 더 할일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재밌지만...K리그의 썹터들은 사실 거의 구단이 해야하는 역할까지 도맡기도 합니다 예전에 만난 대구의 썹터그룹은 대구의 동명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전단지를 뿌리고 홍보를 하기도 했고..그랑블루의 경우는 봉사단이나 나눔의 장터 같은 것을 하면서 수원시에 대한 짝사랑을 유감없이 보여주곤 합니다. [각주:3] 응원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만...더 많은 사람들과 더 즐겁게 같이 즐기고 싶은 생각 때문에 많은 썹터들이 당연한듯 마케팅이나 PR을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서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한국 써포터즈의 어떤 모습들은 지나치게 많은 점점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그랑블루의 경우는...일명 그랑자게 라고 부르는 회원제 자유게시판 일 것 같습니다.

저도 일반 지지자 입니다만 가끔 그랑 자게에서 의문이 드는 몇가지가 있는데..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 입니다.] 다른 그룹의 자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사실 그랑블루 자게에서 일어나는 논쟁의 패턴을 보면 무척 단순합니다..

  • 차붐을 깐다 => 대안도 없는데..흔들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시즌중이니깐 자중하자..
  • 선수를 깐다 => 선수가 보고 상처 받을 수 있으니 자중하자..
그런데...이것은 진짜 웃긴 것입니다. 저희는 응원과 수원의 승리를 낙으로 삼는 지지자 들입니다. [각주:4] 지지자의 입장이라면 언제부터 저희가 대안까지 생각하고 비판을 해야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06년 보이콧 처럼...그랑의 입장에서 의사를 전달한다면 모르겠지만 개인 지지자가 게시판에 글을 적고 불만을 표시하는 행위에서 뭔가 더 나아가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권장을 할 수 있지만) 필수가 아님에도 저런 논쟁이 지속된다는 것은 뭔가 큰 착각의 늪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본적으로..저흰 그저 불만이 있으면 이야기하는 것이 맞고..대책은 수원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들이 해야하는 것이지...저희가 굳이..?
부진한 선수를 비판하는 것도 좋은 소리 못 듣습니다..예를들어..

XXX (2009-XX-XX 19:06:43) 
선수들이나 감독이 들어와서 보지 않는다면야 비판하는것에 대해 뭐라하지않습니다. 서동현선수도 그랑블루가 자신에 대해 비판하는 것 때문에 힘이 쭉 빠져있고 아직도 자신감을 찾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선수들이 그랑자게에 가입을 하고 글을 보는 경우가 많으니깐...그것을 자중하자는 것인데...그것이 너무 지나칩니다. 게시판은 지지자의 현재 심정을 그냥 보여주면 되는 것인데... 선수들이 의기소침하는...만의 하나의 경우, 자신들의 비판이 경기력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며 자중할 것을 논하는 것은..주객전도 겠죠...
결론: 그냥 좀 편하게 응원이나 하자..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 쓰지 못한...일들..예를들어 방송사에 리그 중계편성을 탄원하며 욕을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런 너무 많은 일들이 K리그 팬들에게 주어진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필요도 없는 일을 너무 당연한 듯이 짊어지는 것 같습니다.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썹터가 구단과 운명공동체인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구단의 실무적인 것까지 아니면 미래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것은 취미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되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삶의 일부를 그곳을 통해서 받고자 하는 것이 그 자체가 삶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수원을 통해서..즐거움만[각주:5] 얻어갔으면 합니다...날이 갈수록 스트레스만 쌓여가는 어려운 썹터생활은...제 생각에 그것이야 말로 좀 지양됐으면 좋겠네요..






  1. Video application of Twitter [본문으로]
  2. 사실 그랑의 의사보다는 저 개인적으로는 소모임의 입장이 더 중요합니다.   [본문으로]
  3. 수원 구단과 수원시의 관계는 사실 그렇게 돈독하지 않으니까요. [본문으로]
  4. 소비자라는 하지만 뭐 저희의 구매력이 구단의 자금력보다 크지는 않을테니깐 논외로 치자.. [본문으로]
  5. 경기에 이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져도 아쉬움없이 진다면 그것 또한 즐거움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