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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축덕축덕

드래프트 전에 FA를 알아보자.

1, 축빠뉴스: 카트리나 주의보!







오늘의 축빠 기상정보입니다. 연맹에서 만들어진 초대형 허리케인 드레프트가 한반도에 상륙을 준비하는 가운데 한반도는 이미 축협발 대형 토네이도 아드보캇에 엄청난 혼돈에 빠져있는 게시판 계에서는 일찌감치 짐을 싸서 피난을 떠나는 행렬이 줄을 이어 트래픽이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기상청에서는 각 가정에 한동안 키보드에 선을 빼놓는등 안전에 특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만 예보와 대피령이 너무 늦어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스겟 소리지만 실제로 드레프트 제도가 이런 카트리나급 혼란을 만들어낼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그 부활 여부만이 공개된 상황입니다만 드레프트에 대한 갖가지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최근에 감독선임과 유럽예선으로 분위기가 죽었지만) 사커플러스, [비바K리그]같은 언론프로그램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런 드래프트에 부활에 대해서 저 역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 대한 생각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정리해봅니다.





2, 그래 내 생각은?



물론 지금의 제 생각은 "드래프트란 참 개념 없는 짓이다. 하지만 일단 지금은 논하기 적절하지 않다" 여기 게시판에 글을 남긴 것처럼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직 논의에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드래프트 제도의 틀이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대다수의 게시판에서 논의되고 있는 드래프트는 막연히 드레프트라는 기본 개념에 입각해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예상하는 부분의 큰 틀인 선수 갈라먹기는 당연히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그 전체적인 윤곽만으로도 찬반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세부적인 것을 논의하기 시작한 상태에서는 피상적인 찬반 의견에 그칠 뿐 이기에 이렇다 저렇다 확정된 의견을 말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이 부분은 저에게 한정된 것이고 뒤로 빼는 감도 있다고 느낍니다만^^;;)또 다른 면을 생각해보면 현재 회의를 거듭하고 있을 각 구단의 국장급 실무진들이 과연 지금과 같은 축구팬들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닐 겁니다.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고, 우리가 제기하는 문제점 이상을 알고 있을 것 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드래프트제를 선언하고 세부항목을 논의한다면 한걸음 멈춰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그들은 드래프트를 주장하는 것일까? 비난을 감수하고 문제점을 내포하면서도 드래프트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 그래서 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서론이 길었군요^^; 간단하게 제 생각은 현 FA, 자유계약제도의 문제점이 있음을 공감을 하고 드래프트를 논의하기 전에 현 자유계약제도의 문제점을 논해봤으면 합니다. 드래프트를 옹호하는 구실로 자유계약제도의 허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계약제도의 구체적인 면면을 살펴보고 그 개선책을 자체적으로 논의를 해본다면 후에 드래프트 제도의 모습이 공개되었을 때 우리도 나름의 대안을 가지고 찬성과 반대를 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FA를 알아야 대책이 보인다~
첫번째 이야기: 돈~!




자유계약제도는 02년 드래프트 폐지와 함께 프로축구에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드래프트 제도가 선수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유망선수의 해외조기 유출, 구단간의 편법성행 등을 이유로 문제점을 노출했으며 세계적인 이동이 활발한 축구란 종목의 특성상 맞지 않음을 인지하고 전면 폐지가 됩니다. 그렇게 도입된 자유계약제도에 의해서 각구단은 원하는 선수를 조건에 맞춰서 영입을 하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였고, 특히 수원과 안양을 중심으로 어린 유망선수들을 영입하는 경쟁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수원은 02년 조병국, 고창현, 이종민 03년에 남궁웅, 박주성, 권집등 유망선수를 영입 유망주의 요람이 되는 듯 했다. 또한 광양제철고 등 한국형 유소년 시스템이 갖춰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자유계약제도는 4년만에 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첫번째 문제점은 몸값의 기하급수적 상승입니다. 03년 자유계약제도 실시후 프로축구 평균 연봉은 전년대비 20%~30%가 상승했고 같은 추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자유계약제도를 도입하면서 충분히 예상되었던 부분이지만 문제는 연봉, 경기장 사용료등 비용이 상승하는 만큼 리그의 수익성이 올라가지 못했다는 점 입니다. 현재 K리그는 중계등 홍보효과로 산출할 근거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농구의 경우 팀 운영비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중계가 많고, 야구의 경우 기업에 몰아줄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데, 축구는 스폰서들을 설득시킬 무언가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K리그의 홍보 메리트 저하...한때 SK가 팀 운영을 포기선언을 한 것이나 축구팀 저울질하던 KT가 농구팀을 인수한 것이나.. 결국 각 종목의 홍보효과에 대한 분석 끝에 나온 결론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리그, 구단의 수익성과 상관없이 선수들 연봉은 꾸준히 상승하는 이상 현상의 이유는 J리그, 프로야구와 비교, 빅클럽간의 경쟁등 생각하는 모든 추측이 모두 복합적으로 적용된 것입니다. 그 결과 현재 K리그 구단의 1년 운영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01년 최대 투자였던 수원의 삼성은 연간 100억원 수준을 지원했습니다만 05년에는 50%이상 증액 했습니다. (김호감독님의 인터뷰를 통해 금액을 유추해 보았습니다. 확실한 것이 아니지만 사실 훨씬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맞을 겁니다; )







(운영비 증가 이유는 스타, 외국인 선수 수급 문제가 가장 크지만 자유 계약 이후에 유망 선수에 대한 과다영입 경쟁으로 신인선수들의 몸값이 심하게 올라간 것도 큰 몫입니다. )



연봉 문제를 조금 더 세분화 해서 살펴보면

첫째로 왜 신인 선수에 대한 영입비용이 이렇게 급격히 상승하는 것일까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직 K리그가 학원축구에서 유망선수를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신인선수 선발방식은 다들 아시듯 유스를 통해서 선발을 합니다. 바르샤의 과르디올라, 싸비, 푸욜 최근의 메시까지 모두 유스를 통해서 길러낸 신인들이죠. 하지만 한국의 신인 선발방식은 학원축구에서 스카웃을 해와야합니다. 더욱이 K리그는 분할리그 방식이기 때문에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해졌습니다. 어린선수를 시헙삼아 기르는 것도 힘들며 신인은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결국 자신들이 길러낸 선수도 아니고 두각을 보이는 어떠한 소속도 없는 즉시전력감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영입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20세, 소속없음, 즉시 전력이었던 박주영은 신인선발이 아니라 '이적'이었다. 영입경쟁 속에서 목돈이 이적료처럼 오간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



외국의 예를……’멋대로' 적용하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생각하면 그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20살에 맨유로 300억 수준에 스카웃 되었습니다. 억지스럽게 껴맞춘 것이지만 박주영도 "대학리그 명문팀 고대에서 K리그의 상암으로 '이적'했다." 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선수와 에이전트 소속이던 고대까지 해택을 보았으니 '이적'으로 생각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결국 박주영은 '하부리그' 에서 무한경쟁을 통해서 부자구단으로 '이적'한 것이고 떳떳하지 못한 목돈이 오가는 것은 사실 너무나 당연한 것 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기존 선수의 연봉상승이 있습니다. 기존선수들에 대한 연봉 상승의 원인이 자유계약 이후에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99-00에는 안정환, 최용수, 김도훈의 최고 연봉경쟁까지 있었으니까요. 02년 월드컵이후 월드컵 스타로 떠오른 선수들에게 연봉상승은 당연한 것입니다. 물론 앞서 말했드시 K리그의 시장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스타급 선수의 연봉상승은 수원, 성남, 상암등 빅클럽으로 이적함으로써 받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것 입니다.







(스타들의 몸값상승은 선수장사의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시장성을 생각했을 때 '몸값 거품' 등의 문제가 있기도 하다.)



다만 K리그의 자유계약제도에서 이런 상승을 조금 부추기는 부분은 있습니다. 바로 보스먼 룰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외국인이 들으면 웃어버릴 일이지만 K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FA로 풀리게 되면 자유롭게 교섭할 권리는 있지만 타 팀과 계약을 하게 되면 프로야구처럼 일정 계산법에 의거한 이적료를 전 소속구단에 지불해야 합니다. 야구의 경우 선수들의 이동이 적고, 국내리그에만 한정된 특성이 있지만 세계각국으로 이적이 활발한 축구시장에서 'FA 이적료' 제도는 활발한 거래를 제약해서 몸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 입니다.(미약하지만.;;)







(03년, 05년의 고종수 파동: 03년 수원에서 FA로 풀린 고종수는 최소한 10억 수준의 'FA 이적료'를 지불해야했다. 하지만 고종수가 J리그로 이적하며 마찰이 있었다. 수원은 고종수와 재계약후 무상임대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고종수는 05년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자유계약제도와는 관련없지만 외국인 선수 연봉에 대한 문제를 집고 넘아가겠습니다. K리그의 외국인 선수수준은 03년을 기준으로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마그노, 나드손, 도도등 현지에서도 이름있는 선수가 영입되었고 최근에는 네아가, 마토, 치미로티치 같은 현역 유럽 국가대표가 K리그를 누비고 있습니다. 분명 외국인 선수의 활약으로 K리그의 경기력은 업그래이드 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몸값이 지나칠 정도로 상승해서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뚜따 $0.9M, 나드손 $3M, 마르셀 $5M, 산드로 $2.5M, 이따마르 $2M, 수원을 거쳐간 브라질리언들이 넣은 골의 기쁨, 값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하지만...좀 비싼 건 사실입니다.;; )



K리그에는 용병제한 규정이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4명보유 3명출전의 TO제도, 두번째가 1년 연봉이 90만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연봉상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제한 규정을 피하는 편법이 횡횡하고 있습니다. TO제한 규정은 등록기간 중에 등록하는 외국인 선수의 수는 제한이 없어 등록했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되돌려 보내고 대체용병을 등록시키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몇몇 구단은 지름신이 가고, 파산신이 강림하고 있습니다.... 팀에 따라서는 8~9명의 선수가 들락날락 하기도 했습니다.)



연봉제한 역시 있으나 마나 합니다. 프로연맹에 보고된 자료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약 $0.4M의 연봉과 사이닝 보너스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영입된 모 선수의 경우 이적료를 제외한 연봉과 보너스를 합쳐 $1.04M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보너스, 출전, 승리수당은 연봉에 합산이 안됩니다.) 이러한 용병에 대한 인건비는 구단 운영비의 4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이 투명하게 거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물론 거래에서 그 과정을 공개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요소이기 때문에 안 보이는 곳에서 밀고 당기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터진 용병 비리사건처럼 구단의 운영자금이 '눈먼 돈'으로 둔갑해서 사리사욕을 챙기는 곳에 쓰인다면 축구시장 자체의 심각한 타격이 됩니다.

(용병에 대한 부분은 제가 이야기하는 주제와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없어서 이만 줄입니다. 다만 시장이 작아서 한푼 이 아까운 리그 시장에서 자신의 주머니만 불리는 에이전트, 학교감독, 부패한 관리인등 진짜 싹을 잘라버려야 합니다..)




5. FA를 알아야 대책이 보인다~
두번째 이야기: 자유?!




유 계약 제도의 두번째 문제점은 K리그만의 자유롭지 못한 FA입니다. 물론 드래프트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선택권이 보장되지만... 현행 FA제도에서 계약기간이 끝나면 자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이 있습니다.







FA시장에 과다하게 많은 선수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장치로 몇년간 계약기간중 '출전일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FA 자격을 주지 않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FA자격이 없는 선수는 전적으로 구단에 소속된 것이며 구단의 임의대로 이적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거부권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크레스포가 복귀한 것이나, 권집이 반년 사이에 유니폼을 세번이나 갈아 입은 것이 그 예 입니다.







(권집 선수는 조윤환 감독 밑으로 가고 싶었지만 FA가 아니었기 때문에 권집선수는 협상권이 없었습니다. 구단에서 부산으로 2:1 트래이드 되었고, 무려 3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끝에 전북에 왔지만 지금 또 난감하게 되었죠;;;;)



물론 구단과의 원만한 협의로 좋게 좋게 이적한 경우도 많지만 사실상 구단에서 계약기간, 출전일수를 체우지 못한 선수의 사정에 귀 기울일 의무는 없습니다. 고종수처럼 "상의도 없이 팩스 한 장으로 일방적 통보"를 당할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보스만룰 없이 어이없는 산출방식에 따른 고액 이적료를 지불하는 규정까지 있어서 선수에게의 이적 협상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물론 보스먼 룰은 우에파 회원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권역별 규정이므로,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K리그 역시 FIFA룰 이전에 KFA, KPL 규정을 우선하는 원칙에 따라 현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의 헌법적 권리'를 내세워 도입된 K리그의 자유계약 제도에 상당한 의문이 듭니다......





6. 마치며...





1,

이 본문 이외에도 유명무실한 유소년 육성책등 몇가지 소재를 더 다루고 있었지만 뒷부분은 저의 글실력과 정보력의 한계를 깨닳으며 게시글에서는 삭제했습니다. 만약 그거까지 다 올렸으면 제가 쓴 최장문 글이 될뻔 했는데.;; 아쉽지만 일단 이정도를 제가 알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2,

요즘 협회가 많은 욕을 먹고 있습니다. (맨위에 PD수첩의 한장면을 캡춰) 문제가 심각하니깐 당연한 것이죠. 하지만 방송에서 그런 협회까기 프로그램 하나 더 만들 시간에 K리그의 행정에 대해서 한번 짚어 주었으면 합니다. 저는 리그 시스템도 계속 바뀌고, 일정도 계속 끊어지고, 자유계약제를 처음 시행하기로 했을 때 이미 뒷돈 문제가 시작된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몇년간 수수방관만 한 답답한 리그행정이 한국축구의 진정한 위기라고 생각하는데.... 방송국에서는 한국 축구의 위기는 왜 국가대표팀이 부진할때 거론되는 건지 모르겠네요....'한국 축구 위기' 라면서 만드는 프로그램에 겻다리로 관중없는 K리그 경기장이나 비춰주면서 협회가 국대위주의 행정을 하니깐 이렇다~ 이러면서 뭐라고 하는 것은 잘하지만 정작 자신들도 시청률 때문에 자극적이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는 협회에만 화살을 날리는 것은 아닐지....자신들이 진정으로 한국축구를 생각해서 비리를 캐낸 것이면 이 길에 연맹도 한번 캐내어 주기를 바랍니다...



3,

사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아서 그림을 넣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재미가 붙어서 별의별 이상한 그림을 마구 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그래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저작권 문제시 자삭 원칙을 각 그림마다 도장찍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