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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이전 6년 : 북패륜의 안티 경제학

서론: 패륜이라는 단어의 시작과 오늘

 

패륜 [悖倫] : [명사]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짐. 또는 그런 현상 하지만 대한민국의 프로축구 팬에게는 특정한 두 팀을 조롱하는 언어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패륜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04년 안양 LG가 서울로 연고이전을 하면서 유명한 국내축구 게시판인 사커월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누가 처음 제안한 단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때부터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부천 SK의 자주 연고이전 이후에는 두 팀을 구별하기 위해서 북패륜, 남패륜으로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패륜이라는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는 처음 단어가 사용된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논란을 불러왔었습니다. 누군가를 조롱하기에는 자극적인 단어임이 분명하지만 연고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조롱과 상업성을 질타하는 목적으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현재는 조금 면역이 되기는 했지만 초창기 해당 단어의 사용은 사커월드 게시판에서 서울 이라는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했다 해제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꾸준한 토론을 만들었습니다.[각주:1] 이론 토론은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졌는데요 대표적으로 MBC ESPN에서 주최했던 [막장토론] 에서 그랑블루의 운영국장님이 참가하여 패륜 단어 사용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북패 측의 토론자의 경우 어린아이들과 같은 일반 팬들에게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일으키는 단어 사용을 지양하는 것을 주장했는데. 현재도 그 논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특정 집단(?)에게 닭빠, 개랑등으로 욕을 워낙 많이 먹는 저의 경우에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패륜이라는 단어를 당연히 사용하는 K리그 팬입니다. 예전에 특정 포스팅에서 해당 팀 팬 혹은 일반 팬이라는 사람에게서 개념없다는 욕을 많이 먹기는 했지만 나름 K리그판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기 때문에 따로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랑블루 내의 소모임인 마케팅 연구회의 홈페이지를 담당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패륜이라고  특정 팀을 조롱하는 행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효과가 6년째가 누적되면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  과연 안양이 연고이전을 한 것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즉. 13개 팀이 나머지 두 팀을 패륜이라고 부르는 것이 두 팀에 어느 정도의 손실(부정적 경제효과)을 줄 수 있었는지를 연고이전 6년이 지난 올 시즌을 통해서 한번 되짚어보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각주:2]

 

 

본론  : 지난 6년간의 성과/손실 분석

 

(1) 상황분석

연고이전 초창기의 북패에 대한 [연고이전 반대] 운동은 일종의 소비자 운동과 비슷한 양상을 띄었습니다. 실제로 북패의 소비자였던 안양팬이 중심이 되었던 운동이었으며 시청을 중심으로 불매운동과 안티운동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의 영입후 북패가 자리를 잡으면서 적극적인 의미의 소비자 운동으로서의 성격은 거의 희석되었으며 지금은 그저 해당팀에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반감, 혹은 안티 운동의 성격이 더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2) 분석방법

사실 GS스포츠나 SK 축구단 측에서 패륜이라고 불리는 안티에 대한 손실효과를 따로 재무제표에 쓸 이유는 없습니다. 기업입장이라면 의무도 없고 기업에 불리한 보고서를 전자공시에 올릴 이유는 없으니까요. [각주:3] 따라서 아직 지식이 얕은 학부생이 건드리기에는 정확히 문제를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서 계략적인 틀 만 파악하려고 합니다. 현실과의 유사성 보다는 모형성에 초점을 두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블로깅으로 인한 킬링타임입니다;;; )

 

  1. 팬 1명당 현가 분석
  2. 북패의 관중수 증가
  3. 패륜 운동을 통한 영향력 추정
  4. 패륜 운동을 통한 손실되는 팬의 숫자 및 누적 손실 가치 추정(직/간접)

 

1) 팬 1인의 현가 분석

 

일단 구단에 충성스러운 팬 1명이 평생 구단에 쓰는 돈을 기준으로 현가를 계산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료?는 바로 저 자신입니다. 누가 뭐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원에 충성스러운 ‘보통’ 팬의 한 명입다. 팀에 충성스러운 고객이지만 자금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구매를 한 적은 없습니다. (일단 09년 유니폼도 떨이를 기다리는 서민 팬입니다;;) 그런 저의 구매행위와 직장인 서포터즈 지인들의 구매력을 추정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연간 회원권, 원정비용, 넘버링 티, 유니폼. 팬북, 머플러, 달력 등을 주기적으로 구매를 하게 되는데.. 대략 연초에 계획을 세울 때 약 24만원 정도를 나름 예산으로 책정합니다.. (실제로 더 쓸 수도 있고..올 시즌처럼 유니폼을 안 사고 버티는 경우는 조금 덜 쓰기도 합니다.) 특정 시민구단의 내부보고서에도 20대~30대 초반까지의 구매력이 가장 왕성하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지표를 만들었던 만큼 저의 경우도 크게 통계를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k
금액 8 24 34 30 24 2%
NPV 733 806 730 506 260 단위 :만원

 

이렇듯 저를 기준으로 나름대로 구매에 대한 현가를 분석해보면 일반적으로 구매 연령을 5세 ~ 60세 정도로 기준을 잡고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화폐의 시간적 가치를 무시하고;;;; 자본 비용조차 무시를 하고;;;;; 그냥 현가를 계산해보겠습니다. 시장 이자율을 대충…; 계산하기 편하게 호황기 불황기의 평균으로 2%로 가정합니다;;;(어머어마한 계산의 오차를 각오합니다..) 엄청난 비약으로 만들어진 값이지만 대충 평가해봤습니다. 이에 따른 결론은

 

  • 어린이 팬 1명당 최소 733만원에서 806만원 수준의 미래수익 손해

 

 

2) 북패의 관중수 변화

 

싸커월드를 통해서 얻어낸 K리그의 평균관중의 변화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싸커월드 (저작권에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기록을 북패에 대해서만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총 관중 평균 관중 경기수
06 315698 16616 19
07 279700 21515 13
08 271290 20868 13

 

 

3) 패륜 운동의 영향력 및 손실 추정

 

위의 자료에서 보이는 것처럼 북패구단은 많은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꾸준히 관중이 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08년도는 조금 주춤하기는 했지만 1000만 수도에 있다는 입지조건은 분명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패륜 운동이 약간이나마 성과가 있었다면 어떤 그래프가 만들어 졌을까? 라는 가정을 통해서 대충 추정을 해봤습니다.

 

  • 04년도에 10%, 해가 갈 수록 1%씩 안티 패륜 운동의 강도가 약해진다.
  • K리그 팬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구분 10대 이하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
    K리그 23.70% 40.20% 17.40% 15.50% 1%

자료출처: 스포츠 마케팅 서베이 코리아 (05)

 

  • 안티 패륜 운동의 연도별 효과성

 

연도 효과성 총관중 평균관중 손실관중 평균 손실
06 8% 315698 16616 23235 1223
07 7% 279700 21515 18208 1401
08 6% 271290 20868 15301 1177

 

  • 손실 관중을 금액으로 계산
  • 계산 방법: 손실  관중수*연령별 비율*연령별 NPV
  • ex) 10대: 23235 X 0.237 X 7334589원

 

손실관중 (명) 평균 손실 관중(명) 손실 미래가치(원) 평균 손실 미래가치(원)
23235 1223 ₩164,083,806,918 ₩8,635,989,838
18208 1401 ₩155,345,554,090 ₩9,891,136,182
15301 1177 ₩150,291,081,963 ₩8,311,618,784

 

물론 이 금액이 맞을 것이라 생각할 수는 없다. 자료도 도표도 모두 추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진짜라고 한다면 상당히 많은 금액이 이 팀의 안 좋은 이미지 조성을 통해서 손실로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한경기 당 천명씩 관중을 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효과이며 그들의 이탈로 인해서 북패가 매년 손해보는 금액은 어림 잡아서 경기당 80억 이상의 손실이며…시즌당 1500억 이상의 시장을 상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결론: 그래봐야 세발이 피… 그저 북패에게 바라는 것..?

 

엄청난 가정과 비약을 통해서 북패의 지난 몇년간의 어머어마한 마케팅에 대항하여 그들의 몰양심과 도덕성을 비난하던 패륜 운동? 의 성과를 추청해봤다. 물론 이는 워낙 값을 대충 집어 넣은 것이므로 따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말 그대로 이 글을 쓰는 필자가 재무책을 폈다가 심심해서 킬링타임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성이 진짜로 존재한다면은 13개 팀 써포터들이 그동안 그나마 최소한의 조치로서 취할 수 있는 작은 무브먼트가 그나마 어느정도는 저들에게 죄를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런 식으로 해도 저 팀의 팬은 계속 늘어가만 간다. 1000만이라는 수도 서울에 위치한 것은 무시 못하는 배경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들이 경기장을 채우고 있으며 언젠가는 수원도 따라잡히고 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믿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렇게 인기있는 구단이 되는 과정에 있어서 자신들의 과거를 청산하고 진정한 리그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과정을 분명히 거치도록 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북패는 안양에 정식으로 사과를 한 적도 없으며 잃어버린 안양 축구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사과를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지원을 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없다. 이미 저질러진 과거에 대해서는 더이상 개선이 불가능 하다.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서 무엇인가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태인에 대한 나치 만행에 사죄하는 1970년 빌리 브란트 총리 헌화 모습

 

 

북패를 나치에 비유하는 것은 정말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스포츠일 뿐이니깐… 하지만 모 영화 대사도 있지 않은가? 벌써 매주 경기장에서 즐겨보던 축구를 벌써 6년째 잃어버리고…예산이나 지원의 부족으로 K3조차 참가하지 못하는 안양 시민들에게.. 적어도 북패는 가혹한 존재 아니었을까?








  1. 금지어 문제와 함께 저와 관련이 많은 sofoot.net 이라는 축구 사이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본문으로]
  2. 물론 남패륜이 등장하므로서 북패륜에 대한 안티 활동은 사실상 성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3. 최근에는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는 형태로 기업의 성장가능성 지표를 나타내는 보고서가 존재합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기업의 지역, 사회적 관계분석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만…북패던 남패던 그런 것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본문으로]